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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평3]파면과 해임, 그 정당성을 넘은 '야만성' 16
오현준 2008/12/25 7609

‘일제고사 해임’ 설은주 교사 오후수업

“아이들의 내년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가슴 아파요.”

서울 유현초등학교 6학년2반 담임인 설은주(28)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업성취도 평가 대신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11일 해임 징계를 당했다.

담임의 해임으로 이 반 학생들은 담임 없이 졸업식을 치러야 한다. 12일 오후 학교에서 만난 설 교사는 “아이들에게 인생에 한번 밖에 없는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씁쓸한 추억을 만들어주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믿는 건 아이들 밖에 없었다.

“어제 아이들이 ‘선생님, 우리가 촛불시위 하면 되나요?’ 라고 묻더군요. 울고 짜고 혼자 많이 가슴 아파했지만, 이 말 듣고 힘을 내고 있습니다.” 설 교사는 애써 웃어보였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수업시간

설 교사는 전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손수건을 입에 물고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과 달리 비교적 담담했다. 그는 여느 때처럼 학과 수업을 모두 마치고, 학생들에게 주말 과제를 내주고 있었다.

“주말에 인터넷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확인하는 거예요. 월요일 사회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직접 확인하겠습니다.” 아이들은 복작복작 수다를 떨면서도 교사의 말을 알림장에 받아 적느라 바빴다. 다음 시간은 체육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쏜살같이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 텅 빈 교실에 설 교사만 혼자 남았다.

20년만의 교사 대량 해임·파면

» 학업성취도 평가 대신 체험학습을 허락한 이유로 해임 당한 서울 유현소등학교 설은주(28) 교사. 영상 캡쳐 조소영 피디

설 교사는 10월 초 반 학생 29명의 집으로 학업성취도 평가 응시 여부를 묻는 가정통신문을 보낸 뒤 시험을 거부한 13명에게 10월 14~15일 체험학습을 허락했다. 설 교사 외에도 다른 학교 교사 3명이 같은 이유로 해임됐고, 3명은 파면 조치 됐다. 89년 참교육 운동을 벌이던 전교조 교사들이 대량 해직을 겪은 뒤 20년 만에 다시 교사들의 대량해임이 벌어진 것이다. 해임과 파면은 교사들에게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교사자격이 박탈되고, 교사가 되려면 각각 3년과 5년 뒤 다시 임용고시를 치러야 한다.

설 교사는 “징계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설마 해임까지 될 줄 몰랐다”며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해임 결정은 그 동안의 관행을 크게 벗어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08년 3월 학부모 돈으로 해외여행을 간 교사들에게 경징계 결정을 했고, 2007년 상습적으로 학생을 성추행한 교사에게 정직 3개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설 교사는 “학생들에게 시험 선택권을 준 것이 성추행한 교사보다 더 큰 잘못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사람들이 선생님과 우리를 떼어 놓았다”

설 교사는 아이들이 11일 전해준 편지 묶음을 책상에서 꺼내어 보여주었다. 학생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하러 가는 설 교사에게 전해준 편지들이었다.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은 죄가 없어요.’ 등의 글씨들이 도화지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설 교사는 그 중에서도 전영호(12)군이 흰 종이에 작은 글씨로 써서 건네준 편지를 직접 읽어주었다.

“제목 스승 존경. 나는 우리 반 선생님이 우리 반 때문에 가시는 것 같다. 왠지 죄를 지은 것 같다. 선생님은 우리 때문이 아니라고 말을 하시지만 나는 그래도 마음이 안 좋다. 선생님은 우리 때문에 벌 받으신 거다. 선생님은 우리를 두고 가신다. 아니, 사람들이 선생님과 우리를 떼어 놓았다. 선생님은 분명 다시 오실 것이다.”

편지를 읽는 동안 설 교사의 눈가에 다시 눈물이 고였다. 안경을 잠시 벗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평소에 글 한줄 쓰라 그러면 그렇게 힘들어하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저를 위해 영호가 이렇게 긴 글을 써줬어요. 어찌나 마음이 뭉클하던지….” 편지를 쓴 전 군은 10월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 학생이었다. 하지만 담임이 학교를 떠나는 것은 전 군의 마음에도 큰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중징계는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규민군은 “선생님이 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니다. 엄마와 상의한 뒤 시험을 안본 것”이라며 “선생님이 벌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백수빈양도 “우리는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아이와 학부모가 결정, 교사가 책임질 일 아니다”

이 학교 학부모들과 동료 교사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설 교사의 반 학부모인 백금희(38·서울 강북 수유동)씨는 “아이와 학부모가 스스로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니까 아이와 학부모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왜 선생이 책임을 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또 “공부를 잘하는 아이건 못하는 아이건 인격적으로 평등하게 대해주는 설 선생을 신뢰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동료교사도 “징계는 받을 수 있어도 이것이 해임사유까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체육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귀가한 뒤 학부모 10여명이 6학년 2반 교실에 모였다. 설 교사 해임 사건을 대처하기 위한 긴급 학부모 모임이라고 했다. 어떤 학부모는 직장에서 조퇴를 하고 학교로 달려왔다.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설 교사의 복귀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당장 다음 주부터 탄원서를 받기로 했고, 교문 앞 1인 시위도 벌이기로 했다. 또 다음 주중 학부모회를 소집하고 해임된 교사가 소속된 다른 학교 학부모들과 연대해 ‘학부모 대책위’를 꾸리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유현초등학교 6학년 2반 학부모 신아무개(38·서울 강북구 수유동)씨는 “교육청이 아이들을 위한 결정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뭔가 행동하려고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20년 해직된 전교조 교사 “20년 전과 변한 게 하나도 없어”

오후 5시. 설 교사는 학교를 나와 서울시교육청으로 발길을 옮겼다. ‘부당 해임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선배 교사인 최종순(51·도봉초등학교)씨가 설 교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최 교사는 1989년 참교육 운동을 벌이다 해직됐다가 1998년 다시 복직한 전교조 소속의 교사다. 설 교사의 답답한 심정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최 교사는 “걱정 마, 꼭 복직할거야”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이어 나지막한 목소리로 “어떻게 20년 전과 변한 게 하나도 없어” 라고 혼잣말을 내뱉었다.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던 12일 저녁 서울시 교육청 앞엔 1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었다. 간간이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설 교사에게 앞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물었다. “일단 주말에는 아이들이 치른 수행평가 시험지 채점을 해줄 겁니다. 그리고 차차 생각해봐야죠.” 그의 손에는 아이들이 치른 시험지 봉투가 들려 있었다. 교직 박탈을 며칠 앞둔 교사의 마음속에 여전히 아이들 걱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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