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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평4]해직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17
오현준 2008/12/25 7308
은주에게.
  
 
몇 주 동안 대학원에서 너를 보지 못해 그냥 바쁜가보다 생각했지. 그런데 엊그제 신문에 난 네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어. 신문 속 너는 큰 눈에 고인 눈물을 훔치고 있더구나. 지난 10월 치러진 일제고사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을 주었다는 이유만으로 너는 ‘해직교사’라는 꼬리표를 단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어.

일제고사. 이 말만 들으면 가슴이 오그라든다. 초등학생이 시험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늦게까지 학원 시험 대비 보충수업을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슬퍼.

곧 중학생이 될 5, 6학년만 그런 줄 알았는데 고작 9살 먹은 2학년 아이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우리 학교는 사흘 전에 2학기말 성취도평가를 봤는데 몇몇 아이들은 밤 12시까지 공부했대. 지난 주말도 내내 학원에서 보냈고.

나는 단원평가 시험 볼 때도 점수 써 준 적 한 번 없는데 아이들은 어쩌면 한 문제에 5점씩 점수 계산을 그리 잘하는지. 설명하는 틀린 문제 풀이에는 통 관심이 없고 저마다 점수 계산하랴, 다른 아이가 몇 점 맞았는지 훔쳐보랴 바쁘더라.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그렇게 이야기했거늘 아직 학교에 들어온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등수 매기기 달인이 되어 가고 있어.

어제는 방과 후까지 교실에 남아있다 문득 창 밖을 내다봤어. 우리 반 아이들 몇이서 가방을 던져놓고 달팽이집 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더라. 가위바위보 해서 지면 비켜야 하는 단순한 놀이에도 얼마나 깔깔대고 재미있어 하던지. 너무 예뻐서 얼른 집으로 쫓아 보내지 못하고 한동안 구경하고 있었어. 저 모습이 정상인데 왜 어른들은 저 아이들에게서 놀이와 웃음을 빼앗아 공부기계로 만들려고 하는 걸까. 그렇게 공부를 해도 저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는 전혀 장밋빛인 것 같지 않아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청 관계자들은 학생 성추행과 폭력적인 체벌, 촌지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후배교사가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의 파렴치한 교사들에게는 관대하더니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늘 고민하고 걱정하는 너 같은 선생님에게는 인정사정이 없구나.

빛나는 졸업장을 줄 담임선생님을 곧 잃게 될 너희 반 아이들도 곧 알게 될 거야. 1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가르쳐 준 선생님이 졸업식날에 왜 곁에 계시지 않은지, 그리고 선생님을 빼앗아 간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그러니 은주야, 힘 내. 아이들을 위한 네 열정은 이 겨울을 녹이고 뒤이은 따뜻한 봄날, 새싹을 돋게 할 거야. 밥 거르지 말고, 조금만 울고, 옷 따뜻하게 입고 열심히 싸우길 바란다.

<노영화 부내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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